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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영화)에 긍휼함을 품다

  • 박대봉
  • 조회 2472
  • 일반
  • 2006.08.16 15:44
괴물의 인기가 뜨겁다. 벌써 ‘왕의 남자’의 1200만을 넘어서는 게 아닌가 하는 말이 조심스럽게 나돌고 있고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개념을 잘 정립했다는 말도 나온다.
그렇다. 영화 괴물은 한국형 블록버스터다. 한국형이라고 하는 것은 드디어 블록버스터에서도 한국형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어설프게 헐리우드 흉내 안내는 그런 영화라는 뜻일 것이다. 헐리우드식, 즉 때려 부수고, 물어뜯고, 불나고, 박살나는 이런 영화를 보면 속 시원하다. 그리고 영화가 끝나면 그뿐이다. 더 이상 생각할 것도 없고 생각할 필요도 없다. 어두운 공간에서 시원한 팥빙수 한 그릇 먹고 오는 기분이랄까? 그런데 영화 ‘괴물’은 마지막에 괴물이 처절하게 죽었는데도, 이게 어떻게 된 것인지 시원스럽지가 않다. 뭔가 석연찮은 느낌, 무언가 자신의 치부를 들켜버린 느낌이랄까? 아무튼 블록버스터를 보고도 개운치 않은 이 느낌, 이것이 한국형 블록버스터일까?

‘괴물’에는 진짜 괴물이 나온다. 그것도 처음부터 나온다. 대단한 자신감이다. 맨날 꼬리만 보여주다 마지막에 비싼 얼굴 한번 보여주는 여타 영화들과는 달리 처음부터 보여줌으로써 괴물을 결코 우리와 동떨어지게 하지 않고, 우리 일상으로 자연스럽게 끌어들인다. 이것이 ‘봉’감독을 높이 살만한 점이다. 왜냐하면 괴물을 우리의 일상과는 먼 곳에 숨겨 놓으면 괴물이 우리의 잘못으로 생겨났다는 당위성을 끌어내기가 어렵다. 숨길 이유가 없다. 그래서 그를 해치우는 사람들도 평범한 한 가족이다. 결국 그것을 해결해야 할 몫도 우리 자신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정부는 헐리우드 영화처럼 결코 똑똑하고 영리하지 않다. 영웅들이 나타나서 진두지휘하며 괴물을 해치우지도 못한다. 그들은 늘 그래왔듯이 각본에 짜인 시스템에 의존하며 피해자인 소시민들을 그저 잡는다. 경험이 괴물을 잡는 것보다는 시민들을 잡은 경험이 많기 때문이다. 새로운 상황에서 새로운 대처능력을 나타내야 함에도 익숙한 시스템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결국 괴물은 죽었다. 미국에서 들어 온 알 수 없는 단체의 약품 투여로 비실대다가 한국 데모대의 상징 화염병을 맞고, 쇠파이프 창에 맞아 죽었다. 속이 시원해야 되는데 그렇게 죽어가는 괴물이 왠지 측은하다. “그래 저 녀석이 자기가 저러고 싶어 저런 것은 아니잖아.” 미 8군에서 버린 맛없는 포르말린을 먹고 자란 물고기는 결국 자신도 어쩔 수 없는 괴물이 돼버린 것이다. 어쩌면 영화 ‘괴물’은 한 때 이슈가 됐던 미군부대 포르말린 사건을 등장시켜 그들을 용인한 대가가 생각보다 크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어찌 미군뿐이랴! 이 나라 사람인 우리 스스로도, 한강이 우리 민족의 젖줄이라고, 아니 민족은 너무 거창하고 서울 시민으로서 서울의 젖줄이라고 말하는 우리 자신도 얼마나 환경을 생각하고 있을까? 세계 경찰을 자처하며 각국에서 파렴치한 일을 일삼는 미국을 원인 제공자로 내세우고 있지만 결코 우리 자신도 그 범죄의 산물 괴물 앞에서 당당하지는 못한다. 막말로 괴물이 총을 들이대고 있는 우리 앞에서 “너희 중에 한강에 오물 안 버린 사람이 나를 돌로 치라”고 하면 돌을 들어 칠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그 동안 우리가 묵인해 온 수많은 죄악들은 결국 커다란 괴물이 되어 우리에게 고스란히 돌아오고 마는 것이다. 영화에서 인상적인 장면 하나가 있다. 괴물이 나타나서 한강 시민 공원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사람들이 이리 저리 도망 다니는데 한 여자가 이어폰을 끼고 자리에 앉아 평화롭게 음악 감상을 하고 있다. 돌연 괴물에게 치이고 만다. 그게 현실이다. 부지중에 만들어 낸 괴물에 부지중에 당하는 것. 그것이 현실이다. 그 때는 대처하려 해도 너무 늦거나 엄청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우리 사회에 괴물이 어디 그뿐이랴! 우리는 이미 많은 괴물을 만들어 냈고 아직도 제2 제3의 괴물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우리가 패륜아라 부르던 그들, 살인마라 부르던 그들, 인두겁을 쓴 악마라 부르던 그들이 모두 이 사회가 만들어낸 괴물들이다. 우리는 뉴스를 통해서만 그들의 마지막 행위들을 모니터하고 그들을 정죄한다. 그리고 그 이유는 아무도 묻지 않는다. 아니 차라리 그 이유들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는 말이 옳다. 그러기엔 우린 너무 바쁘고 그것 신경 쓸 인정이 우리에겐 남아 있지 않다. 그것을 전달해주는 매체는 그것을 더 가중시킨다. TV를 통해 보는 사건 사고, 전쟁의 소식은 모두 같은 맥락이다. 그것은 그저 우리에게 한편의 영화일 뿐이다. 잠시 충격을 받지만, 그 뿐이다. 더 이상 알려고도 해결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저 그것을 볼 뿐이다. 실제로 한강에 괴물이 나타났다고 해도 그것이 잊혀지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우리 사회에는 크고 작은 다양한 괴물들이 많이 존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들은 다 우리 자신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 무관하지 않다는 것은 그것에 대해 긍휼한 시각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알게 모르게 짓고 있는 죄에 대한 최소한 책임이자 양심인 것이다. 정신을 차려야 한다. 무관심에 대한 대가는 생각보다 크다. 조심하시라! 오늘은 어떤 괴물이 당신을 노리고 있을지 모른다. 쿵야!

피조물이 다 이제까지 함께 탄식하며 함께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을 우리가 아느니라 -로마서 8:22- ( 갓피아 묵상 )
  • 일반박대봉2,6442006/08/16
    부모가 자녀를 분노케 하는 말이나 태도는 피해야 합니다. 부모는 자녀들에게 비합리적 요구, 권위의 남용 등을 행하지 말아야 하며 자녀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이해하여 자녀의 실제적인 행복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공부를 안 하는 아들 때문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아버지가 끝내 화를 폭발하고야 말았습니다. “야, 이 녀석아, 애비는 어떻게 공부한 줄 아냐? 학원…
  • 일반박대봉2,4732006/08/16
    괴물의 인기가 뜨겁다. 벌써 ‘왕의 남자’의 1200만을 넘어서는 게 아닌가 하는 말이 조심스럽게 나돌고 있고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개념을 잘 정립했다는 말도 나온다. 그렇다. 영화 괴물은 한국형 블록버스터다. 한국형이라고 하는 것은 드디어 블록버스터에서도 한국형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어설프게 헐리우드 흉내 안내는 그런 영화라는 뜻일 것이다. 헐리우드식, 즉…
  • 일반하종필2,3282006/08/12
    2006년 8월 12일 오후에. 6남전도회 여름 야유회를 가졌습니다. 장유계곡에서 시원한 물놀이도 즐기고, 족구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맛있는 오리고기로 배도 채웠습니다. 교제의 소중함을 느끼는 참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 일반박대봉2,7592006/07/03
    10여년 전 나는 착각을 해도 한 참 착각을 하는 사람을 만났다. 그는 사업을 하는 자로서 멋도 있고, 말도 잘하고, 언듯 봐서는 나무랄데 없는 신사였다. 그런데 그는 소위 말해서 핫바지 같은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 이유는 자신이 하고자 하는 정수기 사업으로 전국에 판매하면 큰 돈을 벌 것이라고 호언장담을 하고 다녔다. 그런데 정작 그는 월세방을 전전하다…
  • 일반박대봉2,2512006/07/03
    땀과 눈물없이 결과를 바라는 건....죄악아닌가요?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매사에 정성을 다하는 남전도회원 되시길..*^^*
  • 일반주정범2,4472006/06/23
    아래를 클릭하세요...ㅋㅋ 축구는재밌어
  • 일반주정범2,6532006/06/22
    :: [로뎀나무] 기다림의 지혜 (국민일보에서 발췌) [로뎀나무] 기다림의 지혜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은 지혜로운 사람이다.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은 때를 알고 때의 흐름을 아는 사람이다. 지혜란 때를 분별하는 것이다. 때는 철을 의미한다. 철은 계절(季節)을 의미한다. 사람이 철들었다는 것은 자연의 계절을 알고 인생의 계절을 알게 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사람…
  • 일반박대봉2,2882006/06/15
    승자의 기쁨보다 패자의 아픔을 위로하고 돌아볼 줄 아는 사람-진정한 그리스도인
  • 일반박대봉2,6682006/06/07
    저는 소아마비로 휠체어를 사용하는 서른아홉살 주부입니다. 제가 이렇게 글을 올리는 것은 저의 다리가 되어주는 고마운 남편에게 제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입니다. 저는 한살 때 열병으로 소아마비를 앓은 후 장애로 학교에 다니지 못했기에 멋진 글귀로 글을 쓰지는 못합니다. 제가 남편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방송을 통해서입니다. 지난 1983년 우연히 라디오의 장애…
  • 일반박대봉2,5222006/06/07
    너무 너무 사랑하던 남녀가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남자가 군대에 가게 되었고 급기야, 월남전에 참전하게 되었다. 여자는 사랑하는 남자를 위험한 월남전에 보내 놓고 무사히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기다렸다. 조금만 참으면 사랑하는 여자가 있는 고국에 돌아가리라는 일념으로 위험한 고비를 넘기고 넘기던 중... 남자는 부상을 당하고야 말았다. 폭탄의 파편에 맞아,…
  • 일반배도식2,5702006/05/29
    남전도회 회원님들 5월 31일 운동회 아침 6시 30분까지 행사 준비를 위하여 많은 참석 부탁드립니다. 아침은 드릴게요.
  • 일반asd2,4912006/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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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반김경호2,6312006/05/27
    어느 초등학생이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다 암에 걸렸다는 최종 결과가 나왔다 이아이에게는 더욱 상세한 검사와 치료가 계속 잇따랐고 그 중에는 사람들이 말만 들어도 얼굴빛이 변하는 화학 치료 요법도 당연히 포함되었다 화학 주사를 사용해 치료를 마치자 암세포가 온몸으로 퍼지는 것이 멈췃다 그러나 화학 치료의 강한 부작용으로 아이의 머리카락은 한움큼씩 …
  • 일반박대봉2,5922006/05/27
    1986년, 충북 청주 소재의 한 중학교에 재학 중일 때, 저는 반항심 많은 불량 청소년이었습니다. 친구들과 어울려 비행을 일삼았습니다. 당시 주된 고민은 '전자오락실이나 만화방 등에서 쓸 유흥비를 어떻게 마련할까?' 였는데 확실한 방법 중 하나가 오락에 몰두하는 또래 학생들의 책가방을 홈쳐 가방 안에 있는 참고서들을 헌책방에 팔아 돈을 마련하는 것이었습니…
  • 일반박대봉2,4252006/05/27
    2차 대전 당시, 독일 점령 하의 폴란드 어느 조그만 마을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독일군이 언제 들이닥칠지 몰라 하루하루 불안하게 지내고 있는 유태인 앞에 독일군이 나타났습니다. 독일군의 일부는 마을로 들어가고 나머지는 학교로 와서 학생 중에 드문드문 섞여 있는 유태인 어린이들을 끌어내려고 했습니다. 독일군의 모습을 본 유태인 어린이들은 무서워서 선생님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