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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여 저희를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의 하는 것을 알지 못하나이다"-칼럼(도진순교수)

  • 박대봉
  • 조회 4004
  • 3호
  • 2006.05.18 21:47
토마스 선교사

공식적으로 이 땅에 기독교 전래는 1884년 의사 알렌의 입국, 또는 다음해 부활절 언더우드와 아펜셀러의 상륙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앞선다. 그리고 한국의 기독교 선교에서 커다란 특징이 성경, 곧 하나님의 메시지로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공식적인 한국선교보다 68년이나 앞서는 1816년 9월 1일 맥스웰 대령이 이끄는 영국 해군함정 두 척이 이 백령도에 도착하였다. 이 때 동승한 해군대위 클리포드가 주민들에게 성경과 전도용지 등을 나누어 주었다고 한다. 그로부터 약 16년이 지난 1832년 7월 17일 또 한척의 영국 군함 암허스트(Lord Amherst)호가 백령도에 도착하였는데, 동승한 귀즈라프(Karl Gutzlaff) 선교사가 주민들에게 성경과 전도지 등의 선물을 전달하고, 답례로 담배와 담배대를 받은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더욱 놀라운 역사는 1866년 평양에서 일어났다. 8월27일 평양의 한사정에 정박한 미국상선 제너널셔먼호는 통상을 요구하면서, 조선의 군인 이현익을 억류하고 총포를 쏘아 사상자를 내는 등 무례한 행동을 하였다. 그러던 중 9월 2일 셔먼호가 양각도 모래톱에 좌초되자, 격분한 조선 군민들은 배에 불을 질렀다. 배는 순식간에 불길로 휩싸였는데, 그 와중에 배 위에서 백기를 들고 화염 속을 왔다 갔다 하면서 강쪽으로 사력을 다해 책들을 던지는 사람이 있었다.그가 바로 기독교 선교를 위해 이 배에 동승한 영국인 선교사 로버트 저메인 토머스(사진)이었다. 그는 마지막 남은 한권의 성경을 가지고 강물로 뛰어들어 조선군에 체포되었다.
평안감사 박규수는 참수(斬首) 형을 명령하였고, 조선군 포졸들은 토마스 일행을 처형하기 대동강가 모래톱으로 이들을 끌고 갔다. 조선군의 박춘권은 토머스를 꿇어앉힌 후 그의 목을 치려고 칼을 뽑아 들었다.이 때 토머스는 급히 자기 품에 지녔던  성경책이 있는 보자기를 꺼내어 그에게 전하고 마지막 기도를 올렸다.“오! 하나님,이 사람이 자기의 하는 일을 모르오니 이 사람의 죄를 용서하여 주소서”. 당시 토마스의 나이는 27세였다.
그로부터 33년 뒤인 1899년, 토머스목사의 목을 친 박춘권은 마펫선교사를 찾아갔다. “목사님, 제가 토마스 목사를 죽인 박춘권입니다. 그때 그가 죽어가면서 제게 주었던 작은 보따리가 있었는데, 그것은 성경책이었습니다. 그것을 읽고 제 마음이 찔려서 이렇게 목사님을 찾아왔습니다. 제가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하나님께서는 토마스목사의 죽음을 통하여 영감님과 같은 분들이 예수님을 믿고 구원받기를 위하여 그렇게 하신 것입니다. 그것으로 너무 괴로워하지 마세요. 이제부터 영감님도 예수를 믿고 전하면 됩니다.”
그후 박춘권은 세례를 받아 평양 초대교인이 되었고, 평양은 복음부흥의 불길이 거세게 일어 한국의 예루살렘이 됐었다. 한국교회는 토머스의 순교를 기려 1926년 순교 60년 기념회를 조직, 1927년 5월8일 그의 순교지에서 1천여 명이 모여 추모예배를 드렸으며, 1933년 9월 14일에는 대동강변에 토머스기념 예배당이 세워졌다.
한국에서 기독교는 이렇게 놀라운 성경의 메시지로 시작되었다. 성경을 쉽게 구해서 가지고 있는 우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날마다 말씀을 죽이는 삶을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오! 하나님,이 사람이 자기의 하는 일을 모르오니 이 사람의 죄를 용서하여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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