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 A/S오는 사람들 참말로 인상이 좋네. 그치!”
얼마 전 우리 집 컴퓨터 모뎀이 고장 났었는데 매일 사용하던 인터넷을 할 수 없게 되자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빨리 고치고 싶었지만 우린 맞벌이 부부라 평일에는 집에 사람이 없어 주일 오후시간에 겨우 A/S 예약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모뎀을 바꿔야할 것 같다고 미리 부탁도 해놓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일주일 후 방문한 기사의 손에는 드라이버 하나만 달랑 들려 있었습니다.
‘아니 모뎀을 가져와야 된다고 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이리 저리 살펴보더니 “아~ 모뎀을 바꿔야 되겠네요.” 하며 휴일이라 모뎀을 구할 수 없으니 월요일 밤 8시경에 다시 오겠다고 했습니다.
‘내 이럴 줄 알고 미리 부탁을 했었는데 참...’슬며시 화가 났지만 하는 수 없이 내일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음 날 퇴근 후 집에 와보니 기사분이 시간에 맞춰 방문해주었습니다. 간단하게 모뎀을 교체하자 일사천리로 인터넷 연결이 잘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A/S처리가 매끄럽지 못한 것에 여러 가지로 약간은 언짢은 면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기사 분이 죄송하다고 하면서 서글서글한 웃음을 지어보였습니다.
그 웃음이 어찌나 선하고 유쾌해 보이던지. 알고 보니 그분은 오후 5시에 오셨는데 우리부부가 귀가하는 8시까지 밖에서 기다리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죄송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어찌나 인상이 좋은지 환하게 웃는 모습이 참 선하게 보였습니다. 그 환한 웃음! 한 번의 환한 웃음 때문에 그 분이 달라 보이고 또 약간 언짢았던 마음도 회복되고 이래저래 흐뭇함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그 기사분이 가신 후에 아내가 한 마디 합니다. “우리 집에 A/S오는 사람들 참말로 인상이 좋네. 그치!”
환한 미소와 웃음으로 다른 사람들을 환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 상대방의 마음을 여유 있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은 참 소중한 재능이고 축복인 것 같습니다. 오늘 하루 살아가며 다른 사람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는 미소를 지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