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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을 적시는 늧은 비와 같이..

  • 이금용
  • 조회 4635
  • 일반
  • 2011.01.29 17:00
회복

언제부터였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오래 전부터 명곡초원에는 비가 내리지 않았습니다.
땅은 메말라갔고 갈증을 못 견디던 대지는 조금씩 갈라져갔습니다
꽃은 시들어갔고 푸른 초원에서 달리던 동물들은 연약한 차례로 죽어갔습니다.

목마른 사슴이 웅덩이를 찾았지만
허기진 동물이 초원을 살피지만
바짝 타버린 웅덩이 주위로 시체가 즐비하고
영광이 사라진 초원에는 회오리바람만 일었습니다.

아무도  없었습니다.
비를 내릴 수도 초원을 다시 푸르게 할 수도..
단지 할 수 있는 일이있다면
그냥 가만히 누웠을 뿐이었습니다.
오랜 시간을 그렇게 기다렸습니다.
아니 기다렸다기보다는 다른 길이 없었기에 그냥 그렇게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북쪽하늘에서 먹구름 몰려와 온 하늘을 덮더니
모두가 잠든 사이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땅을 적시는 늦은 비였습니다.
땅을 때리는 소리에 모두들 일어났습니다.

새벽이었습니다.
누가 시작하셨는지 안다고 말할 믿음이 없습니다.
단지 짐작할 뿐입니다

그 은총은 갈라진 대지를 적시고 웅덩이를 채워갔습니다.
푸른 싹을 다시 돋으며 땅속의 숨은 동물을 불렀습니다.
초원은 푸름을 다시 회복해가고 하늘은 높아갔습니다.
소식은 바람을 타고 멀리 날아 길 떠났던 동물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습니다.

해를 넘기지 않았건만 벌써 초원은 이전보다 훨씬 충만해져 갑니다.
무리 지어 뛰는 사슴의 발굽소리가 생명력을 표현하기 충분합니다.
작은 것, 큰 것, 빠른 것, 느린 것, 낮은 것, 높은 것
초원의 움직임은 장엄한 찬송이되어 하늘로 피어납니다.

기적일지도 모릅니다. 죽음 직전에 내린 비였습니다.
갈급함의 마지막 숨을 헐떡일 때 내린 비였습니다.
상처가 치유되어가고 무너진 담들이 다시 세워집니다.
가슴이 열리고 오래 말랐던 눈물이 흐르는 것입니다
그토록 갈망하던 예배의 회복이 바로 우리 눈앞에서 증거 됩니다.

고백하건데 누구나 같은 감동으로 아멘이라 외치건데
이 회복의 주체는 하나님이시라 이 은총을 뿌리는 손은 아버지시라
우리를 부르시며 새벽을 채우는 이는 주님이시라

이미 시작된 큰 물결 감동으로 명곡을 덮을 때
막을 이 감히 누구며 누가 능히 대적하겠는가!
오직 찬송뿐 오직 감사뿐 오직 순종뿐 오직 기쁨뿐

명곡의 불길 뜨거워져가는 우리네 열정들
하늘이 열리고 세상을 향한 비전이 비춰질 때
우리는 그 불을 지피는 장작불이 되게 하소서
즐거이 드리며 활활 피워내는 불쏘시개 되게 하소서

그러나 주님
불꽃같이 지켜 주소서.
나는 뿔난 망아지라 어디로 튈지 자신도 모릅니다.
찬물이 되지 않게 하소서 불 끄는 바람 되지 않게 하소서.

"2004년 공동체의 감동을 적었던 글"

추신:
7년 전의 글을 옮기면서 기도하는 것은 사랑하는 명곡초원에서 겸손과 생명으로 피어나던
감격의 증거들을 한결같은 감사와 감동으로 계속 기록해갈 수 있기를 소망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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