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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 쌓인 판화를 닦으며.

  • 이금용
  • 조회 5061
  • 일반
  • 2011.01.06 09:42
“순전하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잘 사용되지 않는 말인데 성경에는(욥기) 기록이 있어 우리 믿는 사람들에게는
그리 낯설지 않은 단어입니다.
그 뜻이 순수하고 깨끗하다는 의미로만 생각했었는데 찾아보니 거짓이나
외식 없고 처음과 끝이 한결같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새벽의 시간,..
문득 이 단어를 묵상하다 처음 직분을 받았을 때의 그 마음과 감격이 떠올랐습니다.
새해 신임서리집사 명단에 갑자기 불려 진 내 이름.. 당황하고 부담스럽던 기억이 어렴풋합니다.

‘,,,내가 정녕 집사가 되었단 말인가.’
다들 일으켜 세우면서 “올 한해 열심히 하지 않으면 내년에 탈락 한다”는 목사님 말씀에
조크였겠지만 아이쿠 어쩌지..
걱정 반,, 기쁨과 감사 반,,

그렇게 시작되어 작은 손으로 주님을 섬기고 느껴가던 그 기쁨과 감격과 성실의 시간들,,

세월이 흐르고..
주님의 필요에 의해 명곡의 항존 직분을 맡게 되었습니다.
부활을 기다리는 이 새벽의 시간.. 왜 나였을까 생각해봅니다.
각설하여 믿음 성령 충만 잘나서가 아니라 열심히 할 것 같아서일 것이리라.
충성하여서가 아니라 주님께서 충성 할 것이라 여겨져서 세워주셨다는 생각을 합니다.

순전함,,
늘 그 마음을 간직하고 지키려하지만 주님 앞에 자신 있게 말할 수가 없습니다..
다시 새로움을 위하여 기도하자는 회중을 향한 목사님의 제안을 따라 눈을 감고 떠올랐던
단어는 “순전함” 누구나가 그렇듯 나의 지나온 시간에도 여러 번의 시작과 여러 번의
처음이 있었습니다.

거기에는 첫 발을 내 디디며 기도하고 간직했던 마음들과 약속이 판화처럼 새겨져있었습니다.
그냥 마음으로만, 약속으로만 남아 있었던가 봅니다...
오래 만지지 않았기에 무슨 약속이었는지 쌓인 먼지로 희미하게 덮여져 있었습니다.
다가오는 부활 기념주일이 단지 기념이 아니라 나에게 진정 부활 주일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이제 다시 처음의 자세로 조금은 긴장하고 겸허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눈물의 기도를 드릴 수 있고, 먼저 다가가는 사랑을 실천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속과 겉이 같고 언제나 처음과 지금이 한결같은 순전한 그리스도인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기도를 해 봅니다. 그리고 하루 24시간 주님이 주신 시간을 좀 더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회개와 순종의 손을 내밀어 먼지 쌓인 판화를 닦으며 그 처음들을.. 그 약속들을
선명하게 하고.. 그래서 다시 한 번 새로운 마음으로 변화되는 부활주일의 은총을
소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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