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 박대봉
  • 조회 2292
  • 일반
  • 2006.02.13
        어느 바람불고 아주아주 추운 날
        어머니는 시집가서 잘 살지못한
        딸집을 가기 위해
        버스에서 내려 가고 있었습니다.

        그때 바람 부는 벌판 배추밭에
        어느 부부가 얼기 전에 뽑으려고
        부지런히 배추를 뽑고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김장을 담그지 못했을
        딸의 모습이 떠올라
        그 밭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그 부부에게
        내가 배추를 뽑아줄 테니
        작은 배추를 가져갈 수 있게 해달라고
        말했습니다.

        그 부부는 흔쾌히 허락했고
        어머니는 손을 호호 불며
        그 밭에 배추를 다 뽑아주고
        남는 것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한달음에
        딸네 집에 다달아
        너무 기쁜 마음으로
        사위에게 자전거를 가지고가
        배추를 가져오라고 했습니다.

        딸은 형편이 넉넉지 못해
        올해는 김장을
        포기하고 있었습니다.

        사위가 배추를 실으러 나간 뒤
        딸은 어머니가
        이렇게 바람불고 추운 날
        딸을 위해 일을 해주고
        배추를 얻어 왔다는 것을 알고
        어머니께 불같이 화를 냈습니다.

        추운데 떨며 손을 호호 불어가며
        배추를 뽑았을 어머니가 눈에 보여
        딸은 고맙다는 말 대신에
        화를 내고야 말았습니다.

        그해 김장은 어머니 덕분에
        아이들과 겨우내 잘 먹었습니다.
        그러나 딸은 김치를 맛있게 먹을 때마다
        어머니 생각에 가슴이 아려 왔습니다.

        그런데 그 어머니께서
        어느 날 교통사고로 아무 말도 못하고
        돌아가시고 말았습니다.

        딸은 어머니께
        죄송하다고.감사했다고.
        말하지 못한 것이
        자꾸만 마음에 남았습니다.

        오래 전 일인데도
        그 생각만 하면
        가슴이 아려 옵니다.

        이제 딸이 며느리를 보고
        손자도 얻었습니다.
        그런데 그날의 일이
        더욱더 생각나
        딸은 오늘도 가슴이 아파 옵니다.


                - 새 벽 편 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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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생전 자식들을 위해 억척스럽게 희생하셨던 어머니를
불평 없이 가슴으로 안아본 자식들이 몇이나 될까요?
돌아가시고 나서야 깨달으면 무슨 소용입니까?
지금, 효도하세요.


- 효도에는 지체할 시간이 없습니다. -


@ 노인대학에서 어르신들을 섬기시는 귀한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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