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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운 고백..

  • 이정건
  • 조회 3550
  • 일반
  • 2007.04.28 00:47
  부끄러운 고백이 있습니다..
우리 집에서 8년 이상 키우며 한 가족처럼 함께 지내던 개 또미가 약  한달 전에 3층 베란다에서 아래로 떨어진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또미는 늙어서 백내장으로 인해 완전히 앞을 보지 못하는 장님이 된지 거의 1년 만에 이런 일이 발생한 것입니다. 다행히 콘크리트 바닥이 아니라 꽃밭에 떨어졌기에 목숨은 붙어 있었지만 거의 죽은 것이나 다름없이 망가져 있었습니다. 가축병원에 데리고 가서 응급처치를 했지만 별로 가망이 없어, 난생 처음으로 개를 가축병원에 입원시키고 링거로 영양분을 계속 공급하며 치료했으나 별로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뼈만 앙상하게 남아 보기만해도 불쌍한 또미를 집으로 데리고 왔고 안타깝게 죽음을 지켜봐야만 했습니다.

  식음을 전폐하고 누워있는 또미를 볼 때 가슴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 또미를 위해서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갑자기 일전에 친구 목사님이 시골에서 전도사로 목회할 때 어느 집사님의 소가 병들어서 소 머리에 안수하며 기도했다는 말이 생각났습니다. 한낱 미물이지만, 하나님의 창조물인 또미를 불쌍히 여겨 달라고 손을 얹고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방으로 들어가 저희 내외가 늘 하듯이 아침 가정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습니다. 아, 그런데 우리가 찬송을 2절째 부르고 있는 순간, 겨우 자신의 몸을 끌다시피 하면서 우리가 예배드리는 방으로 또미가 들어오고 있는게 아닙니까?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전에도 늘 우리가 예배 드릴 때마다 찬송을 부르면 뛰어 들어왔었는데, 사고후에는 그런 모습을 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 순간 저희 부부는 약속이나 한 듯이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습니다. 주체할 수 없는 눈물로 예배가 엉망이 되었습니다. 사실은, 너무나 고통스러워 하는 또미를 그냥 둘수 없어서 주일을 지내고 월요일에 가축병원에 데리고 가서 안락사를 시키려고 생각하고 있었던 중이었습니다. 그 날은 제가 기도하는 차례 였는데 주님께 고백했습니다.
“주님, 제 기도를 들으심을 감사합니다. 그런데 오늘 주님께 진심으로 회개합니다. 제가 복음 전하는 목사요, 선교사인데, 잃어버린 영혼들의 구원을 위하여 이렇게 또미를 위해 애를 쓰며 간절히 하나님께 기도하듯이 매달려 본 때가 언제던가요? 주님 저를 용서해 주시고 다시금 구령의 열정으로 충만케 해주옵소서” 라고 말입니다.

  그 날 이후로 놀랍도록 회복의 속도가 빨라진 또미는 물을 마시기 시작했고 이튿날부터는 밥을 먹으면서 조금씩 살이 찌기 시작했습니다. 우리의 정성에 힘입어서 이제는 앞발 한쪽을 잘 못쓰는 것외에는 모든 것이 정상적으로 되었습니다. 물론 비뚤어진 척추와 세 발로 껑충껑충 뛰어 다니는 모습이 너무나 우스꽝스럽긴 하지만, 이번 일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큰 영적인 진리를 깨우치시고 매너리즘에 빠져가는 겉 늙은 선교사를 새롭게 만들어 주시는 놀라운 은혜를 체험했습니다.

  너무 장황한 설명이었지만,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습니다. 저희처럼, 여러분 모두에게도 하나님께서 복음의 열정을 회복시켜 주시길 기도합니다.

* 교 회 사 역 *
  기초 성경공부 과정인 두란노Ⅰ이 제10기에 접어 들었습니다. 이 과정은 총 5과로 되어 있는데 신입교인이 세례를 받기 원하든지, 전입 교인이 교회의 정식 멤버가 되기를 원할 때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입니다. 지금 4명이 등록하여 공부하고 있는데, 이들이 끝까지 잘 마치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5명의 청년들과 함께 하는 공동체 훈련은 여러번 와해의 위기들이 있었지만, 주님의 은혜로 잘 이어오고 있습니다. 마르시알이 다니던 직장과 공부를 포기하고 수입이 더 나은 아르헨티나로 옮겨가기로 했었으나, 학교 공부를 마칠 때까지 보류하기로 했습니다. 요즘 파라과이는 직장을 구하기 너무 어려워서 수 많은 젊은이들이 스페인으로, 아르헨티나로 떠나고 있습니다. 저희 교회도 많은 사람들이 떠났습니다. 그래서 모두 다 파라과이를 빠져나가고 나중에 단 한 사람이 남게 되는데, 그 사람은 마지막으로 문을 잠그고 떠나기 위해 남은 사람이라고 하는 우스개 소리가 떠돌고 있습니다.

  옆집에 사는 프랑스인 카드 점쟁이 제랄도씨 부부가 드디어 법원에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우리가 드리는 찬양소리 때문에 과민 반응을 일으킨 나머지 수 차례 시청에 소음공해로 고발을 했는데도 시청의 처리가 만족하지 않자, 정식으로 고소를 한 것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담당 판사에게 자주 불려 다니고, 오늘도 법정에 출두했는데 감사한 것은, 주변의 믿지 않는 이웃들까지도 우리를 위해서 증인이 되어 주고, 직업이 변호사인 한 이웃은 무료 변호까지 맡아 주고 있습니다. 이 부부는, 이번 고소에서도 별 효과를 보지 못하면 신문이나 라디오등 언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위협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솔직히 요즈음 너무 귀찮고 힘들고 괴로워서 낙심하고 있었는데, 하나님께서 어제 저희 부부에게 시편 37편으로 크게 위로해 주시고 격려해 주셨습니다.

  지난 달에 시작한 어린이 후원 사역은 우선 선발된 10명의 어린이들을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이 사역은 미국 및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의 후원으로, 어린이들에게 신앙을 심어주면서 어릴 때부터 규칙적이고 모범적인 삶을 실천함으로써 신앙과 생활에서 건강한 그리스도인 지도자로 자라가도록 훈련시키는 과정입니다. 지금은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이 사역이 정착될 때까지는 후원을 더 늘이지 않을 계획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교회에서 관심을 가져주신 점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 신 학 교 사 역 *
  이번 달에도 여러분들의 기도와 후원으로 교수님들과 학생들이 서로 배우고 가르치는 일을 통해서 이 나라의 영적인 지도자를 양성하는 일에 힘을 모으고 있습니다. 선교사는 떠나도 하나님의 사역은 계속되어야 하는데 이 일이 가능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 현지인 영적 지도자를 양성하여 그들의 손에 교회를 위탁하는 것 뿐이라고 믿습니다. 주님도, 바울도 이 일을 몸소 하셨기에 우리도 그 일을 할 뿐입니다.
   
  안양일심 교회의 지속적인 특별 후원으로 인하여 재정적인 적자로 허덕이던 신학교가 새롭게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또한, 감사한 것은 파라과이 개신교 대학교에서 풀스칼라십 한 자리를 교수요원을 키우기 위한 프로젝트의 하나로 내놓았는데, 우리 신학교 출신의 프레디 리베로스 목사가 추천되어 공부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외에도 학감 마우레이라 교수와 학생처장 바르가스 교수도 각각 박사 과정과 석사과정에 등록하여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이런 일은 참으로 중요한 일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언젠가 신학교 운영의 일선에서 손을 떼더라도 자체적으로 잘 운영할 수 있는 책임 있는 분들을 키우는 일 역시 신학생들을 가르치는 일 이상으로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번 학기에도 교장 직을 수행함과 동시에, 조직신학 교수로서 신론과 기독론을 강의하며 재미있게 학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다만 교회 사역지와 신학교 사역지 사이가 지동차로 5시간 이상 떨어져 있기 때문에 매주 사역지간 이동이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아과비바 교회가 있는 이 지역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신학교 분교를 여는 일을 위해서 기도하고 있는데 하나님께서 어떻게 인도하실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 가 족 소 식 *
  얼마 전 토요일 새벽에 갑자기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이곳은 한국과는 정 반대 지역이어서 밤낮도 반대인데 새벽에 전화가 오면 십중팔구는 긴급을 알리는 전화이기 때문에 바짝 긴장을 하게 됩니다. 그러니 얼마나 놀래며 마음 조마조마하게 전화를 받았겠습니까? 그런데 군대에 가 있는 막내 슬기였습니다. 웬일이냐고 물으니까 자기도 잘 모르는 어떤 권사님이 면회 오셔서 병영 밖에 나와서 전화를 한다는 것입니다.

  포항 인덕교회 한혜경 권사님이 면회를 와 주신 것입니다. 그 권사님은 과거에 파라과이 사역을 위해 귀중한 일을 하셨고 지금도 기도로 동역하고 계신 분인데, 평소에 자주 왕래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부탁을 드린 건 더더욱 아니어서 정말 놀랍고 감사했습니다. 멀리 있는 저희가 아들 면회 한 번 가볼 수 없음을 아시는 하나님께서 권사님을 대신 보내시고, 슬기는 너희들의 자녀이기 이전에 내 아들이니 내가 책임진다며 저희들을 위로하시고 세밀하게 배려 하시는 우리 하나님의 그 은혜에 감격해서 그 새벽 저희 부부는 소리 없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 기 도 제 목 *
1. 더 뜨거운 구령의 열정으로 무장할 수 있도록.
2. 옆집 제랄도씨 부부에게 은혜를 베푸시고 회개하고 교회를 향한 핍박을 그치도록.
4. 두란노 성경 공부반의 4명(로사나, 비비아나, 노엘리야, 마우리시오)을 위해.
5. 어린이 후원사역의 수혜자인 10명의 어린이들과 그 가족들을 위해.
6. 신학교 교수들과 학생들이 민족 구원에 대한 열정과 큰 믿음을 갖도록.
7. 3국에 흩어져 있는 저희 가족들이 영육간에 넘치는 주님의 은혜 가운데 거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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