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편지-이정건/박은주선교사(파라과이)

  • 김영희
  • 조회 3556
  • 일반
  • 2006.10.02
남미의 꼬라손 파라과이 선교교식(2006년 9월)

저희 집에서 키우는 또미라는 개가 있습니다. 이 개는 수컷인데 몸집이 작은 애완견이라서 집안에서 키우고 있습니다. 10살이나 된 놈이지만 얼마나 영리하고 눈치가 빠른지 우리집의 귀염둥이입니다. 심지어는 집을 떠나 공부하러 멀리 가 있는 우리 집 아이들이 안부 전화를 할 때마다 또미의 안부를 빼놓지 않고 물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두 어 달 전부터 눈동자에 흰 막이 덮이는 것을 보고도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는데 이것이 한달 전부터는 급속히 진행되어 두 눈동자를 다 덮었습니다. 가축병원에 데리고 갔더니 백내장이랍니다. 속으로 “거, 웃기네..무슨 백내장이 개에도 있단 말인가? ” 라고 생각했지만 사실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많은 수의사중에 백내장 수술을 할 수 있는 의사는 파라과이에는 없다고 했고 브라질의 큰 도시에 가보라고 했습니다. 수술 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저희들은 일찍 포기를 했습니다.
또미는 이제는 거의 앞을 보지 못합니다. 그 민첩한 행동은 어디 가고 조심 조심, 살 살 ..그것도 평소에 익은 길들만 다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주 이리, 저리 쿵! 하고 머리를 박으면서 부딪힐 때마다 깽깽 댑니다. 얼마나 가슴이 아픈지 모릅니다. 이제는 다시는  그 영리하고 재빠른 행동을 볼 수 없을 것입니다. 또미를 보면서 요즘 많은 생각을 합니다. 내 눈은 정상인가? 혹시 내 눈이 세상적인 것들로 덮여서 진리를 분별하며 하나님의 뜻을 헤아리는데 문제가 없는가? 하는 생각을 하며 제 자신을 돌아봅니다. 그 동안의 소식을 나눕니다.

* 교회 사역 *
요즘 들어서 교인들 가운데 아파서 수술하거나 입원하는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어서 걱정입니다. 저희와 함께 공동체 생활을 하고 있는 미겔(Miguel)의 탈장 수술이 성공적으로 잘 이루어졌습니다. 감사한 것은 극빈자를 위한 무료 수술의 케이스에 적용되어 막대한 경비를 절약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적어도 3개월 정도는 회복 기간이 필요한데 이 기간동안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저희가 돌봐 주어야 합니다.
루시아(Lucia) 자매는 고질적인 협심증으로 고통 받아왔는데 파라과이에서는 치료에 드는 경비와 수술이 필요한데 이에 드는 경비가 너무나 많이 들기 때문에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Buenos Aires, Argentina)로 갔습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무료로 시술해 주는 케이스가 있다는 정보를 듣고 딸 이사벨(Isabel) 자매와 갔는데 별로 상태가 좋지 않다는 소식을 듣고 온

교회적으로 기도하고 있습니다.
저희 교회와 담장을 마주하고 있는 집에 사는 프랑스인 부부는 카드로 점치는 일을 하면서 많은 고객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점괘가 꽤나 용한지 사람들이 많이 찾아옵니다. 그런데 이 부부는 우리가 예배드릴 때 부르는 찬양을 견디지 못하고 예배 때마다 찾아와서 소음을(그들에게는 찬양이 소음으로 들립니다) 좀 줄여달라, 창문을 닫고 악기를 연주하라, 계속 말 안 들으면 고소하겠다..하면서 오랫동안 저희를 괴롭혀 왔습니다. 그러나 그 동안 우리는 최대한 예의를 갖추었고 웃음으로 대하면서 꾸준히 기도하며 전도의 기회들을 찾았습니다.
드디어 요즘은 저희 내외를 자기 집으로 초청하여 차를 나누며 담소하며 우리를 만나면 반갑게 대합니다. 물론 아직도 영적인 전쟁은 끝나지 않았고 교회의 소음(?)에 자유한 것처럼 보이지는 않으나 와서 따지는 일은 없습니다. 얼마 전에는 그가 사다리를 놓고 지붕에 올라가서 일하다가 밑으로 떨어져서 부상을 입었습니다. 이 소식을 듣고 방문하여 위로를 하게 된 계기로 더 저희와 친한 이웃이 되었습니다. 이들이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하고 교회에 출석하는 날이 속히 오도록 기도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이 부부의 이름은 제랄드(Geralde)와 잉그릿(Ingrid)입니다.

* 신학교 사역 *
작가 최 인호씨가 쓴 '상도'라는 책에 보면 이런 말이 나옵니다. "진정한 상인은 이문을 남기는 것이 아니고 사람을 남긴다" 참으로 지당한 말입니다. 물론 저희는 물건을 파는 상인으로 부름 받고 이 곳에 오지는 않았으나 복음을 위한 일꾼으로 부름 받고 하나님의 나라를 넓히는 일을 명령 받고 왔습니다. 그러나 언젠가 이 사역지를 떠나야 할 날이 올 텐데 우리는 떠나도 주님의 사역은 이 땅에서 계속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사람을 키우는 일이 중요하다고 믿고, 그래서 선교지에서의 신학교 사역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합니다.
파라과이 개혁 장로회 신학교는 다른 장로교 신학교들을 모두 통합하고 파라과이에 단 하나의 장로교회를 세우기 위한 모체 기관으로서 역할을 다 하기 위하여 20년간 사용하던 간판을 내리고 새해부터는 ‘파라과이 장로교 신학교’로 시작합니다. 그 동안 미국의 쎄리토스 장로교회 선교부에서 무상으로 임대하여 사용해 왔었는데 선교부의 사정으로 옮겨야 하게 되었습니다. 연말에 ‘새누리’ 교회라는 한인 교회의 교육관으로 임시로 옮기는데 자체 건물을 가지는 일이 더욱 시급하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이 신학교를 통하여 59명의 사역자들이 배출되어 전국에서 사역

하고 있고 현재로 12명의 교수들과 38명의 학생들이 열심히 배우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저는 올해부터 교장 직을 맡아서 일하고 있는데 이 사역이 제게 쉽지 않습니다. 여전히 저는 매주 왕복 11시간의 강의와 행정 업무를 위하여 여행하는 일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바라기는 이 사역이 제게 고통과 짐이 아니라 즐거움과 보람을 주는 일이 되도록, 또 계속되는 여행에 주께서 안전하게 지키시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 그 외의 일들.. *
저의 푸른 애마인 반 트럭형 선교 차량이 13살이 넘었는데 말썽을 자주 부립니다. 그래서 지난 남미 선교 대회 때 이곳을 다녀 가신 복사님들의 권유로 차량을 교체해 볼 요량으로 선교 차량 모금 허락을 선교부로부터 받은 후 허락 청원서를 수 개월 전에 후원교회로 보냈는데 저희의 모 교회인 강남일 교회와 제5영도 교회에서 모금에 동참해 주셨고 그 외 서울 영동교회와 마산 산호교회가 참여해 주셨습니다. 그러나 이 모금된 것들을 합해도 목표액에는 터무니 없이 부족해서 기도만 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제가 20년 전에 개척하여 섬겼던 이리 선교교회 안 재덕 목사님과 온 교우들이 정성을 다하여 많은 돈을 헌금해 주셨습니다. 물론 아직도 목표액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으나 이것으로 아쉬운 대로 중고차라도 구입하려고 합니다. 헌금해 주신 교회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들 드립니다.
슬기는 말씀 드린 대로 내년 초에 해병대에 입대할 마음으로 10월 4일에 한국에 나가서 신체 검사를 받습니다. 합격하여 군대를 가며 24개월간의 복무를 잘 마치고 다시 하던 공부를 계속 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송이는 낮에는 공부를, 밤에는 병원에서 실습 간호사의 일을 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저희 내외는 오십 견으로 사료되는 질병으로 두 달째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박 은주 선교사는 고질적인 허리 병이 도져서 너무나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한국에서 계속 치료를 받아서 다 나았나 했는데 다시 어려움을 당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기도를 부탁 드립니다.

# 기 도 제 목 #
1. 미겔, 루시아 자매의 회복과 건강을 위하여.
2. 점쟁이 프랑스인 제랄드, 잉그릿 부부의 회심을 위하여.
3. 신학교 이전과 발전을 위하여, 교수하는 일과 교장직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4. 가족의 건강과(특히 박 은주 선교사의 허리 병) 송이, 슬기의 장래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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